월요일의 여유로움을 닮고싶어.
희한하게 나는 일주일 중 월요일이 가장 여유롭다.
일찍 마치고 집에서 낮잠도 자고 이렇게 느긋하게 컴퓨터를 하는.
하고싶지만, 그러기엔 과제가 너무 많다.
하타 모토히로의 노래를 듣는다.
차분한 기타반주에 덤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곡을 좋아한다.
하지만 노래는 애절한 발라드나 알앤비 빼고는 거의 가리지 않고 듣는다.
아이폰이 사고싶어서 몇 번이고 사는 꿈을 꿨다.
그래서 엄청난 단점들을 무시하고 사려는데 여전히 따라붙는 고민.
실버와 샴페인골드 사이의 갈등.
나랑 잘 안 어울려도 케이스나 이것저것 생각하면 은색을 사고싶은데,
근처 아이폰을 쓰는 대부분이 은색이라 차별화하고 싶은 우스운 심정.
어차피 공산품인 것을.
사실 나는 아이폰이랑 연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건
폰으로 메모나 글을 자주 써서 화면이 넓은게 편했고,
gif.파일이 저장이 안된다고 했었나,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이미 많은 이야기를 가진 최고의 상품이 되지않았는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렇게 완벽한 시리즈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왜 사람들이 사과에 열광하는가'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오늘은 점심먹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친구를 먼저 올려보내고
혼자서 피톤치드 흡입하며 학교 한학촌과 채플 쪽을 산책했다.
잔뜩 물기를 머금은 나무 사이를 걷자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싱글벙글.
누가 봤다면 굉장히 무섭지 않았을까, 하는.
뻐꾹이의 울음을 들었다.
청량하게 우는 소리.
뻐-꾹
뻐-꾹
우리 멍멍이 털이 복슬복슬, 토끼같아.
우리 토끼, 분홍이, 애기, 사슴이, 복실이, 개구리, 야옹이.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34개. 서너개 말고 삼십개는 넘을 것도 같네.
수 많은 헛소리.
과제를 합시다.
그리고 저녁에는 맥주를 마셔요.
아니, 나는 조금 도수가 낮은 것으로.